세가지 자기 인식

ACT 기저의 언어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언어적인 능력으로부터 나타나는 자기 인식에는 적어도 개념화된 자기, 지속적인 자각과정으로서 의 자기 그리고 관찰하는 자기 등 세 가지가 있다


개념화된 자기

개념화된 자기(conceptualized self)는 개략적인 언어적 범주화와 평가의 대상으로서의 자신을 말한다. 이는 ‘나는 ______이다.’ 의 언어적인 자기다(나는 늙었다, 나는 불안하다, 나는 친절하다, 나는 초라하다, 나는 사랑스럽지 않다, 나는 상냥하다, 나는 아름답다 등). 개념화된 자기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그 내용은 당신이 스스로를 납득시켜 온 당신 및 당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그 이야기에는 당신이 안정된 언어적 자기상으로 통합시킨 모든 생각, 감정, 신체 감각, 기억 그리고 행동 성향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마도 당신에게 가장 익숙한 자기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당신과 당신의 삶에 정상적으로 언어를 적용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당신을 괴로움의 덫에 빠뜨린다는 면에서 보면, 개념화된 자기는 가장 위험한 자기다. 왜냐하면 개념화된 자기는 당신의 행위에 이유를 제공하는 이야기와 잘 들어맞으며, 당신의 경험에 일관성을 제공하는 자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 일관성은 한편으로 편안함을 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혹독하리만치 ‘동일성’ 을 지향하는 데서 오는 숨 막힘을 선사한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그의 삶에서 그러한 관점을 확증하는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주목해 본 적이 있는가? 또는 누군가가 자신을 희생자로 생각할 때，그는 어떤 식으로든지 지속적으로 희생자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관찰한 적이 있는가?

만일 당신이 불안, 우울 또는 스트레스로 괴로움을 겪고 있다면，이러한 장애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 아마도개념화된 자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겪은 정서적 문제는 당신이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말해 온 이야기의 일부가 되었을 것이다. 당신이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당신에 대한 사실들은 아마도 많은 부분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우울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는 당신 삶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가 아니며, 당신이 알 수 있는 것 이상을 이야기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신이 개념화된 자기를 자신이 임의적으로 붙잡고 있는 어떤 것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진실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념화된 자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에 개방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 될 수 있다. 당신의 생각이 당신이 아니라면, 당신은 누구란 말인가? 개념화된 자기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될 때, 당신은 모든 가능성에 개방되어 있으며 있는 그대로를 기꺼이 발견하고자 하는 어린이와 같은 상태가 된다.

그러나 당신은 먼저 개념화된 자기에 대한 애착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 가운데 가장 용감한 자들만이 심리적으로 착지할 땅을 미리 파악하지 않고서도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먼저 우리 안에 있는 중요한 동지를 확인한 후에, 개념화된 자기의 문제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출처: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 Steven C. Hayes